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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22

북유럽 여행 에세이 #3 - 캐리어에 짐싸기

* 2014년 8월에 다녀온 북유럽(덴마크, 노르웨이) 여행기입니다. 3~4년 전에는 캐리어 짐 싸는 것에 반쯤 도사였다. 여행을 한번 다녀오고 연이어 신입사원 연수를 앞두고 2~3차례 짐을 싸고 풀기를 반복하다보니 그리 된 것이다. 그렇게 익숙했던 것도 몇 개월 안하니 가물가물해지는 것 같다. 2년 만에 떠나는 이번 해외 여행을 앞두고 캐리어에 짐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무엇부터 해야할지 막막함 부터 밀려왔다. 가장 먼저 챙긴 건 역시 옷이다. 10일 정도 사용할 옷은 대체 하의 몇개, 상의 몇개를 챙겨야 할까? 더구나 날씨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북유럽은 여름에도 쌀쌀하다던데 정말 그런 것인지, 한 낮에는 그래도 더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 반팔, 긴팔과 함께 겉 옷으로 가디건 등도 챙기려다 ..

북유럽 여행 에세이 #2 - 공항 효과

* 2014년 8월에 다녀온 북유럽(덴마크, 노르웨이) 여행기입니다. 2년 만에 찾은 공항이었다. 어색한 그 분위기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나와는 달리 모두들 자주 공항에 찾는 듯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여름 휴가 기간이라 그런지 공항은 북적거렸다. 그 북적함이 오늘따라 반가웠다. 나에게는 아직 '공항'이 주는 설렘이 있다. 특별함이 가져오는 떨림이 있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의 좋은 기억 때문일 것이다. 나의 첫 해외 여행은 초등학생 때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0년 서유럽으로 갔을 때이다. 고등학생 때 독일어 선생님의 영향으로 유럽에 대한 좋은 인상이 가득 담겨진 상태였음였고 실제로 만난 유럽은 나의 기대를 넘어선 환상적인 곳이었다. 한국과는 다른 느낌의 건물들, TV에서만 보던 풍경이 눈 ..

북유럽 여행 에세이 #1 - 공항 버스

* 2014년 8월에 다녀온 북유럽(덴마크, 노르웨이) 여행기입니다. 비행기 시간은 오전 8시 45분. 친구들과 인천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은 오전 6시 30분. 도저히 지하철로는 도착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처음으로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4천원이면 가능한 거리를 무려 만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 못내 아까웠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나에게 비행기 시간을 늦출만한 권한은 없으니 말이다. 인터넷으로 공항 버스 노선부터 탑승 위치 등을 검색했다. 지도에 표시된 위치가 불명확해 다음뷰를 통해 정류장 표지판을 확인한 뒤에야 안심이 되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아쉬운건 정류장이 집과 1km 정도 떨어진 곳이란 사실이다. 평소 같으면 20분이면 충분하지만 무거운 캐리어가 더해졌을 ..

[27번째 물음] 위대한 잡지

잡지라는 것이 여성의 전유물인 시대는 갔다. 서점에 가면 놀랄만큼 남성 잡지의 수가 많다. 특히 내가 즐겨보는건 패션 잡지이다. 내가 처음 남성 잡지를 접한건 군대에서다. 뜻이 맞는 몇명과 돈을 모아 매달 1~2개씩 구입했었다. 당시엔 잡지 보는 법이 익숙치 않았다. '그림 몇개 있는게 참 비싸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두꺼운 잡지도 1시간이 채 안되서 다 해치워 버렸다. 그래도 내겐 잠시동안 시간을 때우기에 좋은 도구였다. 제대 후에도 이따금씩 잡지를 구입했다. 옷 좀 사고 싶은데 무엇을 살지가 고민일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잡지에 나온건 비싸기에 비슷한걸 골라 사는 편이었다. 잡지 속 유명 브랜드 옷은 '그림의 떡'일 뿐이며 여전히 그림 위주로 보기에 순식간에 한 권을 꿀꺽한다. 직장인이 되니 굳이..

[26번째 물음] 생일의 의미

초등학생 때는 매년 생일 잔치를 거창하게 했다. 때론 우리 집에서, 때론 집 근처 패스트푸드 점에서 친구들을 불러모았다. 생일은 누군가의 축하를 받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은 나와 내 친구들이 모인 그 자리의 주인공은 생각해보면 음식이었다. 물론 나는 오로지 나 때문에 마련된 자리이고 나를 위해 모인 자리라는 착각을 한다. 누군가의 생일에 생일 카드를 전달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다. 비싸지 않지만 의미를 담아 ...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빼곡히 적어 건넨다. 받는 사람이 눈물이라도 흘리길 바라며 이 고마움을 평생 간직해 주길 바란다. 정작 내 생일에 받은 생일 카드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위치 추적도 안 된다. 생일은 크리스마스와 함께 1년에 몇 안되는 공식적으로 선물을 기대할 수 있는 날이다. 마음 ..

잔인한 4월, 4주간의 도전 #6 (4주차 결산)

'잔인한 4월, 4주간의 도전'은 4주(4월 6일 ~ 5월 3일)동안 매주 10만원으로 버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 에세이입니다. 이 도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2014/04/06 - [에세이/연재글/잔인한 4월, 4주간의 도전] - 잔인한 4월, 4주간의 도전 #1 (개요) [지난 이야기] '잔인한 4월, 4주간의 도전' 3주차까지 사용한 지출은 총 37만 3천 8백원이다. 1주일에 10만원으로 버티는 이번 도전이기에 성공하려면 4주차는 2만 6천 2백원만 사용해야 하는데 ... [4주차 이야기] '잔인한 4월, 4주간의 도전' 4주차(4.27 ~ 5.3)가 되었다. 이번 도전의 마지막주이다. 성공을 위해 마지막 치열함이 그려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거의 포기하는..

[24번째 물음] 술의 힘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이 끝나고 친구들과 술집에 갔다. 그것이 정식으로(?) 술을 마신 첫 번째 기억이다. 그리 많은 양의 술은 아니었지만 초점이 흐려지고 정신의 몽롱함이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 순간이 영원했으면 했다. 그렇게 신기한 경험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몸에 이상 신호가 들려왔다. 갑작스레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그 순간이 싫었다. 침대에 누워 잠 들고 싶었다. 그러면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술은 대한민국 성인에게 어떤 존재일까? 어떤 이에게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들은 늘 술을 찾는다. 밥 만큼이나 많이 찾고 많이 즐긴다. 술 하나면 모두 친구가 된다. 술의 힘을 빌리면 더듬던 용기도 꽉 쥐게 된다. ..

[23번째 물음] 블로그 글쓰기에 방해되는 것들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면서 한결 글쓰기에 재미도 붙였고 한 편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도 부쩍 줄었다. 3개월 전부터는 거의 매일 조금 씩이라도 글을 쓰다 보니 글쓰기에 익숙해 졌을 뿐 아니라 빼곡히 적힌 책 속의 글자만 보면 머리가 어질 어질 했던 증상도 나아졌다. 글을 쓰면서 가장 기분 좋은건 내 글에 대한 칭찬을 들었을 때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니 내 글은 (개인 노트에 적는 경우에 비해) 많은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된다. 가끔은 빨가벗긴 듯 챙피하기도 하지만 인터넷 공간이라는 이유로 용기를 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감 간다. 도움이 됐다.' 등의 댓글을 발견하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나도 어떤 이의 마음을..

[22번째 물음] 슬럼프가 만드는 음악

주변이 깜깜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손을 이리 저리 내저어보지만 어떤 것도 손에 닿지 않는다. 두려움이 밀려온다.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마냥 견디는 쪽을 택했다. 그 순간 어둠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출구가 보인다. 2011년 2월 14일. 내 인생에 찬란한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간절히 바라던 직장에 입사했다. 당시 나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신입사원 교육 기간 동안, 동기들과 함께 고민 없는 한 달을 보냈다. 동기들과 흩어져 부서에 배치 받던 날, 부서 선배들을 처음 만난다는 생각에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한 후 빈 자리에 앉았다. 그 때 내게 낯선 이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51기 신입사원 맞으세요?” 그는 나보다 먼저 입사한 동기였다.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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