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8년 만이다. 8년 전, 우리 가족은 나의 입대를 하루 앞두고 공군 교육 사령부가 위치한 진주로 향했다. '입대 전의 마지막 여행'이란 의미가 담겨있었지만 여행의 기분은 전혀 나지 않았다. 진주성 촉석루의 '논개 이야기'에 전혀 관심 따위가 없었다. 보신의 화신이란 장어구이를 먹었음에도 신나지 않았다. 군인이 되는데 이런 게 무슨 소용일까. 8년 만의 가족 여행은 사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성사되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임직원 할인 숙박 업소에 내가 추첨 된 것이다. 극성수기로 예상되는 광복절이 포함된 이틀로 응모(?)한 터라 생각지도 못했다. '설마가 사람 잡는 다더니……' 물론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약간은 들뜬 목소리로 '희소식'을 부모님께 전했다. 내색은 안 하셨지만 기뻐하시는 부모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