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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사진의 저작권은 한국경제 TV에 있습니다.

 

 

 

  2년 전과 같은 악몽은 없었다. 두산베어스가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0월의 마지막 날(31일) 열린 한국 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13 대 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특히 두산은 올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여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올라왔다는 점에서 놀라웠고 왜 '미라클두'라는 호칭이 붙는지를 보여 주었다. 2015 시즌 두산을 대표하는 특징들을 통해 우승을 이끈 원동력을 살펴봤다.

① FA 장원준의 영입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롯데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장원준을 4년 84억에 데려왔다. 오버 페이라는 비난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두산의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두산은 시즌 초 선발진을 '마야-장원준-유희관-진야곱'으로 시작했다. 니퍼트는 부상으로 시즌이 시작되고 3주 후인 4월 10일에야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그러나 올 시즌 내내 잦은 부상으로 1군과 2군을 오갔고 정규 시즌 20경기 출장에 90이닝만을 소화하고 6승밖에 따내지 못 했다. 2011년부터 두산에서 뛰며 1선발 역할을 해낸 니퍼트의 부상은 큰 위기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두산은 니퍼트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장원준의 존재 덕분이다. 장원준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며 두산에 큰 힘이 됐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160과 3분의 2이닝을 던져줬다. 롯데 시절부터 장원준은 매년 10승이상 해주고 이닝이터로서 꾸준함을 보여줬는데 가을 야구에는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올해 두산에서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2실점,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5차전에서 6이닝 4실점,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위기가 있었음에도 다음 경기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84억을 쏟아부은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② 좌완 왕국

  올 시즌 두산의 마운드에서는 우완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좌완 투수 일색이었다. 선발에서는 유희관과 장원준이 총 30승을 책임졌다. 특히 유희관은 18승으로 19승의 해커에 이어 다승 부문 2위를 차지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불펜에는 함덕주와 이현승이 필승조로 활약했다. 20살에 불과한 함덕주는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며 마무리 전 가장 믿을만한 셋업맨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이현승은 무주공산이었던 두산의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사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정해진 두산의 마무리는 노경은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시즌 초 마무리의 몫은 윤명준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연이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실망스러웠고 그 사이 노경은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그 역시 믿음을 보여주지 못 했다. 결국 이현승에서 기회가 주어졌고 6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현승은 뒤늦은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18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5위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 기세는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며 두산의 뒷문 걱정을 말끔히 씻어 주었다.

  이 외에 진야곱, 허준혁, 이현호 등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좌완 불모지 두산의 이미지를 바꿔 놓는데 힘을 보탰다.

③ 외국인 선수의 부진, 대체 선수의 활약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효과를 거의 보지 못 했다. 니퍼트는 계속 부상으로 부진에 시달리다 시즌 막판에서야 전성기 때 구위를 서서히 보여줬다.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마야는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중도 퇴출 됐고 대신 들어온 스와잭은 20경기 5.26의 평균 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타자 역시 시즌 초부터 합류한 잭루츠가 고질적 부상으로 중도 퇴출 됐고 대체 용병 로메로는 2할 5푼 3리에 수비도 불안하며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못 했다.


  대신 빈자리를 메운 토종 선수들의 발견이 돋보였다. 최주환-허경민이 외국인 타자보다 더 돋보였다. 이들 모두 만년 백업 멤버였고 올 시즌 시작도 똑같았다. 특히 허경민은 시즌을 치르며 주전 3루수의 자리를 꿰차더니 안경현, 박정권, 정근우를 제치고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우며 가을 야구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투수 쪽에서는 진야곱과 허준혁이 깜짝 활약을 하며 외국인 선발의 자리를 최소화했다. 시즌 막판 이들이 부진하자 이현호가 나타났다. 특히 시즌 최종전인 잠실 기아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로 두산의 정규 시즌 3위를 확정 짓는 데 발판을 만들었다.

④ 가을의 힘, 부상 투혼과 김현수의 반전

  아무리 시즌 때 좋은 모습이었다 하더라도 한국시리즈 우승은 또 다른 이야기다. 단기전이고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두산은 이 또한 문제없이 이겨냈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총 9경기를 치르고 삼성과 만나 5경기를 더 치르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는 당연하다. 선수들은 단기전 특성상 선수들의 집중도가 더 커 피로도가 정규 시즌 한 경기보다 2-3배는 크게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부상으로 직결되기 쉽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오재원이 1루로 가는 중에 다리가 불편한 듯 절뚝거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포수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파울 타구에 오른 발가락을 맞았다. 그날 경기에서 교체된 뒤 3차전은 휴식을 취했지만 4차전부터는 계속 풀타임 출전을 하고 있다. 수비와 투수진 리드, 타격면에서 주전 포수의 역할은 매우 크다.

  중견수 정수빈은 한국 시리즈 1차전에서 번트를 시도하다가 왼쪽 검지를 다쳤다. 타자에게는 치명타일 수 있는 부위. 그 여파로 2차전에는 출전하지 못 했지만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인해 3, 4, 5차전에 지명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선수들의 투혼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돼 두산을 더욱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김현수의 반전도 두산에겐 큰 힘이 됐다. 김현수는 항상 가을에 약했다. 그도 이것을 잘 알고 이번 가을에는 잘하겠다는 의지를 미디어데이를 통해 여러 차례 드러냈다. 그 결과,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이 2할 5푼 5리에 불과한 김현수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19타수 8안타 4타점 7득점의 맹활약하며 팀의 4번 타자 역할을 잘 해냈다.

⑤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형 감독의 부임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만에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새 감독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태형 감독.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보여줬던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잃어버렸던 두산의 팀 컬러인 뚝심과 '허슬두'로 대표하는 끈기 있는 플레이를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초보 감독' 답지 않게 항상 여유가 넘쳤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굉장히 좋은 투수인데 어린 선수가 너무 많이 던져 괜찮을까 걱정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감독이 던지라니까 죽어라 던질 거 아니야. 나중에 후회한다. 무리하지 마.”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는 류중일 삼성 감독이 "골프를 잘 치는 김태형 감독과 함께 라운딩을 하고 싶다"고 하자 "골프는 제가 져드리고 야구는 이기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김응용(1983년 해태)-선동열(2005년 삼성)-류중일(2011년 삼성) 감독에 이어 역대 4번째로 부임 첫해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2년 7억 원의 두산과 단기 계약을 맺은 김태형 감독은 이번 성과로 연장 계약 가능성도 커졌다.

  비록 삼성의 주축 투수 3명이 빠진 상태였지만 두산의 우승은 쉽지 않은 결과물이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삼성의 우승을 더 많이 예상했었다. 플레이오프도 NC가 더 우세해 보였다. 이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두산의 모습이 기대된다. FA가 되는 김현수와 오재원을 잡고 올해보다 나은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 5월 초 왼쪽 발목 아킬레스건을 다쳐 시즌 아웃되기 전까지 묵직한 공을 뿌린 우완 김강률의 합류 등은 두산을 분명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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