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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토요일(2월 8일) 저녁, 오래간만에 온 국민이 TV 앞에 모였다.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전한 이승훈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4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이고 이승훈은 대한민국의 첫 메달을 안겨줄 강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그보다 앞선 선수들의 기록이 예상외로 좋았고 그 중압감 때문이었는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채 12위에 그치고 말았다.

 

 

  실망감으로 가득찬 국민들은 10일 저녁, 다시 한번 TV를 켰다.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의 주력 종목인 1500m 경기가 예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불운을 겪었다. 준결승 1조에서 대결을 펼친 박세영은 마지막 바퀴를 남겨놓고 코너를 돌고 나오는 과정에서 안현수와 부딪혀 중심을 잃는 바람에 3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 2조에 참가한 신다운은 종료 세 바퀴를 앞두고 코너링 과정에서 이한빈 선수와 함께 미끄러졌다. 다행히 이한빈은 어드밴티지를 받아 결승에 진출했지만 넘어진 여파였는지 6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어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500m의 벤쿠버 올림픽 챔피언 모태범도 네델란드 3인방에 밀리며 4위에 그쳤다.

 

  메달이 예상됐던 3 경기에서 모두 메달을 따지 못한 한국 대표팀은 결국 고개를 숙여야 했다. 기대를 했던 많은 국민들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일부에서는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들린다는 점이다.

 

  스포츠는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이에 대한민국 대표로 나가는 올림픽 선수들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올림픽 하나를 위해 4년 이상을 기다려 온 선수들도 있다. 이런 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린다면 가장 슬퍼할 사람은 바로 선수들 본인이다.

 

  올림픽과 같이 큰 대회에서 '당연한 금메달'은 없다. 마땅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우리의 경쟁 선수들도 우리 못지 않은 노력을 하는 법이다. 당연히 경쟁은 치열하고 메달 획득은 쉽지 않다. 따라서, 아쉬움은 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줘야 마땅하다.

 

  '노메달' 한국의 상황 때문에 앞으로 출전할 선수들의 부담감이 클 것 같다. 특히 11일(화)에는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의 이상화 선수가 매달 매치를 앞두고 있다. 외신들은 입을 모아 이상화의 압도적 우승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확실한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중요한건 이상화의 메달이 아니다. 그녀가 출전한 경기를 응원하고 결과에 상관없이 박수를 보내줄 수 있는 우리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았고 소치의 그대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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