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MBC 방송 캡쳐

 

 

  2012년 12월 이후 2년여 만에 MBC '나는 가수다'가 시즌3로 돌아왔다. 지난 1월 30일 첫방송을 했고 벌써 4번 전파를 탔다. 13주 동안 1명의 가왕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나는 가수다3'의 3분의 1이 진행된 셈이다. 지금까지의 '나가수3'가 받아든 성적표는 어땠을까?

  '나는 가수다'는 시즌3를 시작하면서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오후 6시-8시)에서 금요일 밤 10시로 방송 시간을 옮겼다. 덕분에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K팝스타4'를 피할 수 있었지만 tVN '삼시세끼', SBS '정글의 법칙'과 경쟁하게 됐다. 문제는 이 경쟁작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정통의 금요 강자 '정글의 법칙'은 여전히 견고하고 나영석 PD의 새 프로그램 '삼시세끼'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KBS2 'VJ특공대'는 동시간대에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한 듯 5~6%대의 꾸준한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다. 애초부터 '나는 가수다3'에 불리한 진영이다. 이를 증명하듯 '나는 가수다3'는 첫 방송 이후로 줄곧 시청률 하락세를 걷고 있다.

 

 

 

 

 


'나는 가수다3' 변화, UP & DOWN

강점 - 따라올 수 없는 감동의 음악

 

  '나는 가수다3'는 이전과 다르게 예능적 요소를 없애고 음악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예전에는 가수들이 경연곡을 연습하는 과정도 다뤘고 개그맨들에게 가수들의 매니저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개그맨 매니저들의 역할은 경연곡 추첨이나 리액션 등에 한정적이서 오히려 노래를 감상하는 데에 방해만 되었다. '나는 가수다3'는 방송을 시작하고 거의 바로 경연 무대를 볼 수 있다. 이전 시즌에서는 30분 이상 준비 과정만 나온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개그맨 매니저들 대신 생겨난 '음악 감상실'은 가수 김연우, 조규찬, 방송인 이본, 작사가 김이나, 음악감독 권태은으로 이루어져 참가하는 가수들과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며 전문성을 가미 시켰다. 또한, 제작비의 50%를 음향에 투자한 결과로 TV에서 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음악 프로그램이란 지위도 지켜나가고 있다.

 

 

약점 - 꼭 1위를 뽑아야 하나요?


  '나는 가수다3'의 약점은 공교롭게도 '나는 가수다' 포맷 자체에 있다. 출연하는 7명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누구 하나 못 한 가수가 없다'고 생각될 때도 있는데 청중 평가단은 어김없이 채점을 매겨야 하는 구조다. 1위 뿐 아니라 7위까지 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탈락자를 선정한다. 최악의 경우, 단 2번의 노래만 부르고 하차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나는 가수다' 무대가 주는 중압감 때문에 출연을 망설인 출연자들에게 가혹해 보이기까지 한다. 설상가상으로 가수들이 너무 긴장을 해서 전해지는 감동이 반감되기도 한다.

 

  경연 결과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모두가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문제다. 일단은 현장에서 듣는 것과 TV 화면으로 듣는 것에 차이가 있다. 실제로 필자도 '나는 가수다3' 첫 회의 청중 평가단으로 참여했었을 때 체감했다. 실제보다 별로인 무대도 있었고 방송으로 보니 더 멋있었던 무대도 있었다. 또한, 세대 간 차이와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에 따라서도 선호도가 다를 것이다. 명확히 매회의 청중평가단이 대한민국 평균의 귀를 가졌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연 가수들의 순위를 매기고 꼴찌 가수라는 꼬리표를 다는 것이 무언가 찜찜하다. 물론 예능을 향해 너무 진지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란 비판도 있겠지만 가수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득보다는 위험 부담이 많은 도전이란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실제로 이런 부분때문에 '나는 가수다'의 가수 섭외가 쉽지 않다고 전해져 있다.


  또한, 많은 가수들이 출연하면서 '나는 가수다'의 품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른바 '나가수급' 가수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나는 가수다'에는 어느 정도 가창력이 있는 가수들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점점 그 경계가 모호해 지기 시작하더니 '나가수급' 가수의 커트라인이 계속 내려가고 기대치 역시 덩달아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거 김범수, 임재범, 윤도현 등을 뛰어 넘는 실력이나 기대를 모으는 가수의 섭외가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조용필이나 이선희 등의 가수를 '나는 가수다'에서 볼 수 있다면 관심도는 물론이고 화제성과 시청률 또한 보장될 것이다.

 


  오랜 휴식기 이후 돌아온 '나는 가수다'인 만큼 많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의 섭외가 논란이 되는 등 시작부터 삐꺽거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 개선된 부분이 긍정적이긴 했지만 많은 보완과 준비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더러 예전 '나는 가수다'의 열풍을 잇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2011년 3월에 첫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약 22개월 동안 방송되었다. 반면, 표절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아류작 느낌의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20011년 6월에 시작하여 쉬지않고 약 45개월을 넘게 비슷한 포맷으로 여전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가 시즌4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많아 보인다.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