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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시즌이다. 일찌감치 여름 휴가를 다녀온 사람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아직도 갈 곳을 찾아 헤매는 사람도 있다. 북적거리는 국내 여행은 싫고 갑작스럽게 해외 여행을 준비하기에는 부담스럽기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듯 하다. 이들에게 여행지로 제주도는 어떨까? 국내의 다른 곳보다 한적하고 비행기를 타기에 해외 여행 기분도 들지만 보통의 여행만큼만 챙겨 가볍게 떠날 수도 있다.

 

<제주 자동차 여행 코스북>은 이런 여행자들에게 훌륭한 가이드북 역할을 할 것 같다. 물론 제주도 여행책은 이미 서점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여행에 특화되어 있는 책은 보지 못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렌트를 하여 제주도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한 이들에게는 군더더기가 없는 <제주 자동차 여행 코스북> 출간 소식이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나는 제주살이 10년째인 신영절 작가가 담아낸 꼼꼼함이 마음에 들었다.

 

“내비게이션은 목적지에 빨리 이를 수 있는 큰 길을 주로 안내합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해 주지만, 중간에 숨겨진 주옥 같은 풍경들은 놓치지 십상입니다. 이 여행책은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여행자들이 이곳만은 보고 갔으면 하는 장소들로 안내했습니다.” – p.5 작가의 말 中

 

작가 특유의 감성도 담겼다. 단지 여행지와 얽혀있는 배경을 설명하고 맛집, 숙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와 함께 호흡하고자 했다.

 

“섬사람들이 이곳을 떠날 때 심정이 그랬을까? 섬돌이길 트래킹을 마치고 시간에 딱 맞춰 들어오는 배를 보는 순간 야속한 마음이 든다. 그 마음을 알기나 한 듯 배는 자구내포구로 바로 오지 않고 매 모양 바위로 향한다. ‘다시 돌아가지 못한 섬’이라는 뜻을 지닌 차귀도의 전설은 저 바위에서 비롯되었다” – p.410 Travel Point ‘돌아오는 배에서 바라보는 매바위’ 中

 

마지막으로 여행책답게 사진이 큼지막해서 좋았다. 필요하다 싶으면 한쪽 면 또는 책을 펼쳤을 때 전체의 공간을 과감히 사진으로 채웠다. 사진만 보고 있어도 마치 여행지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인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여행책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것 같은 ‘1일 코스’, 2일 코스’ 등의 계획표가 따로 없다. (프롤로그에 소개는 되어있지만 지역별로 분류가 되어 있지 않아 직관적으로 보고 이해하기가 힘들다. 보통의 여행책은 지역별로 다양한 코스의 일정이 있다.) 물론 여행지간 자동차로의 이동거리는 표시되어 있지만 한 장소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이 적당한지 몇일 코스로 얼만큼을 보고 올 수 있는지는 순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자칫 생각없이 풍경에 감탄만 하다보면 정해진 일정에 계획한 여행지를 모두 보고 오지 못할 우려가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제주 자동차 여행에 있어서는 거의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선택의 여지는 없다. 밥을 떠먹여 줄 수는 있지만 대신 먹어줄 수는 없다. <제주 자동차 여행 코스북>이 있으면 훨씬 더 쉽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음은 분명하다. 특별부록으로 제공된 제주 관광 지도도 이를 도와줄 것이다.

 

* 도서는 '길벗 독자추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출판사의 지원을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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