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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 탓일까, 사회가 변한걸까? 요즘 우리사회는 유독 사고가 빈번하다. 올해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나 판교 환풍기 추락 사고 뿐 아니라 폐쇄적인 공간인 군대에서 일어나는 사건도 심심찮게 보도 되고 있다. 점점 인터넷이 발달되고 jTBC, MBN 등의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등장으로 숨겨져 있던 정보가 노출된 탓도 크다. 그런데 문득 걱정이 드는 것은 우리에게 들려오는 정보의 양은 동일한데 안전하지 못한 사회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MBN
이들 사건의 판결이 나오기 전, 여론은 무기 징역 심지어 사형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용서할 수 없고 다시는 일어나서도 안되는 참혹한 일들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그런데 실제 그렇게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기껏해야 10년, 15년 형으로 끝날 지도 모른다고 보는 시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법률상 처벌 규정이 없다는 등의 말로 중범죄에 생각보다 약한 판결을 줄곧 내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내려진 징역 45년 형과 36년 형은 다소 예상을 빗나간 결과였는지 모른다.
이병장과 이준석 선장은 어쩌면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의 죄를 뉘우친다며 선처를 호소하여 감형을 기대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힘드니 말이다. 나 또한 잠시나마 불쌍하다고 생각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대체 왜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배가 기울어지는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승객들을 대피 시키지 못했는지를 다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세상에 원칙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들어 새삼 느끼고 있다. 예를 들면, 안전띠를 맸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 있다. 정기 점검만 잘해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고들도 있다. '설마 일어나겠어, 설마 문제되겠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퍼질 수록 우리 사회는 사건 사고와 부조리에 빠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정말 더 사회가 망가지기 전에 희생양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심청이가 장님인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공양미 300석에 어부들의 제물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사회가 바뀌는 계기를 만들어 줄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 이번에 이병장과 이준석 선장이 그 역할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사회가 더 건전하고 안전하게 변모해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하나 하나가 원칙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다음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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