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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최근 군대가 시끌벅쩍하다. 지난 6월 발생한 육군 22사단 'GOP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8월 초에는 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로 사망한 '윤일병 사건'이 사고 발생 4개월이 지나서야 공개되었다. 그리고 보름도 안된 12일(화), 같은 28사단에서 근무 중인 병사 2명이 휴가 중에 동반 자살하고 3군 사령부 직할부대 병사 1명이 자신의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며 군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이들은 모두 관심병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관심병사는 신체검사는 통과했으나 정신적/외부적인 사유 및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는 질병의 보유 등의 이유로 분대장 이상의 지휘관급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병사를 말한다. 군에서 관리하는 관심병사에는 3개 등급이 있으며 A급은 자살 계획을 시도했거나 경험한 사병들로 특별 관리 대상자이다. B급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자살 우려자와 결손 가정이나 신체 결함, 경제적 빈곤자로 중점 관리 대상자, C급은 입대 100일 미만인 자와 허약체질, 보호가 필요한 병사와 동성애자 등 기본 관리 대상자로 분류된다. 국방부는 이런 관심병사들을 꾸준히 관리해줘야 하지만 잇단 사고로 관리 능력에 의구심을 받고 있다.

  1차적 문제는 군이 관심병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런데 관심병사의 관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육군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현재 관심병사 숫자는 2만 8164명으로 전체 병력의 8.1%에 달한다. 군대는 군사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10% 가까운 인력들을 돌볼 수 있는 여력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관심병사를 모두 제대 시키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하고 근본적 해결책이 못 된다.

  주로 이야기되고 있는 방법은 관심병사를 모두 제대 시키거나 모병제로 바꾸자는 것인데 당장 병력을 줄이는 것은 위험이 뒤따른다. 더구나 해결 보다는 차단에 가까운 조치이다. 해병대 캠프 사고나 세월호 침몰 문제가 발생하자 단체로 이동하는 행사를 무조건 취소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그렇다면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관심병사의 증가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왜 그들이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가 ... 집단 괴롭힘 등의 부조리가 아직도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 나는 대한민국 교육에서 그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교육은 여전히 성적 지상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행학습이 만연하면서 학생들은 학교보다는 학원 수업에 더 집중하기도 한다. 교육열이 뜨거운 곳에서는 '학교는 잠을 보충하는 곳'으로 여기기도 할 정도이다. 이 와중에 학교에서 책임져야할 인성 교육은 등한시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올바른 인격체가 탄생할 수 있을까? (물론 교육은 학교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연유로 자식이 부모에게 몹쓸 짓을 하거나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훈계해야 하는 세상이 탄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장 우려되는건 군대가 군대 같지 않게 변하는 것이다. 상하 관계도 없고 상사가 되레 후임들의 눈치를 보며 조심하는 모습, 반대로 후임병들이 기세등등하여 선임병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모습이 만들어져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군대라는 조직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적당한 군기와 상하관계가 필수적이다. 기본을 잃지 않되 올바른 병영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단기적으로 소통 창구를 만들고 신고 체계를 잘 갖추는 것은 물론 동료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교육을 개혁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되었으면 좋겠다.

  초등학생도 안된 어린 아이들이 버릇이 없으면 부모의 탓을 한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문제는 어른들이 바로 잡아줘야 한다. 어른들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20대의 문제는 30대들이 30대의 문제는 40대들에게 책임이 있다. 상대적으로 나이 많은 이들이 나이 적은 이들의 멘토가 되지 못하고 보살피지 못한 것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단지 그들이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의 잘못으로만 몰아 세워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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