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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하다. 재벌과 정치, 언론과 검찰, 깡패의 불편한 유착관계는 현실 뉴스에서 종종 접하는 이야기다. 비리 정황이 포착돼도 무조건 아니라고 부인하는 모습이나 검찰 출석 시 갑자기 몸이 안 좋다며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는 것도 똑같다.

  이때마다 우리는 분노하고 법의 심판대에 그들이 오르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우리의 바람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개 흐지부지 마무리되다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결국 돈이 곧 권력인 사회 구조에 다시금 피로감을 느끼고 처해진 현실에 낙담하고 만다. 이 탓에 개선되는 것은 없이 반복적인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영화 <내부자들>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내부자들>은 개봉 14일 만인 122일 누적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것을 감안하면 조금 더 후한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병헌(안상구 역), 조승우(우장훈 역), 백윤식(이강희 역), 이경영(장필우 역) 등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의 등장 만으로 기대감이 모아진 상황에서 실 관람객 평점까지 높다는 사실은 이 영화의 성공을 말해주는 지표다. (122일 기준. CGV 9.1, 롯데시네마 8.9, 메가박스 8.1)

  영화를 보다 보면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가장 막강 권력은 재벌. 그들은 돈으로 정치, 언론, 검찰을 모두 제멋대로 주무른다. 반면 조폭은 궂은일을 도맡으며 헌신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세력이 커지면서 세상의 중심으로 나서는 순간 배신을 당하고 만다. 배신을 당한 깡패 안상구는 복수를 꿈꾸고 연줄이 없어 조직에서 밀려나는 위기 속에서도 정의에 불타오르는 검찰 우장훈과 힘을 합쳐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야 만다. 이 과정은 관객에게 대리 만족이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며 영화 <내부자들>의 핵심 장면이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보자. 언제까지 우리는 영화를 통한 대리 만족에 머물러야 하는 것일까. 이미 숱한 영화들이 한국 사회 기득권층의 부조리함을 고발해 왔다. 그리고 한결같이 현실과는 너무도 다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최근에 천만 관객을 넘은 베테랑도 그랬다. 현실도 답답한데 영화를 보고 나서까지 기분이 찝찝해지는 것이 싫다고 현실을 도피하고 판타지로 대신하는 것 역시 찝찝한 건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에게는 현실과 꼭 닮은 영화 한 편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많은 사람들을 더 분노케하여 사회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다 크게 만들 것이다. 연기에 감탄하는 것을 넘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만드는 역할을 영화가 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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