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시작은 늘 설렌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개학날 아침, 새로 산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여행을 떠나기로 한 어느 아침 날이 그랬던 것처럼 설렘은 흥분을 동반한다. 이 흥분은 긍정적인 의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평소에는 오르지 못할 것처럼 보이던 것들을 목표로 삼게 만드는 힘이 여기에 있다.

 새해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해 안 좋았던 일은 뒤로 하고 새 시작을 준비한다. 그들은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입하거나 신년 맞이 집청소를 하기도 한다. 일출을 보거나 새벽 기도를 하며 희망을 바라보기도 한다. 마음가짐을 다시 하고 기분 전환을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이상의 새해 약속을 가슴에 품는다.

 대부분은 다이어트나 운동하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새해 벽두부터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을 한다. 장기 회원은 할인 폭이 크다는 말에 3개월, 6개월, 1년 치를 한꺼번에 납부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실제로 전국의 헬스장은 새해에 가장 북적인다고 한다. 굳이 헬스장에 가지 않더라도 운동 기구를 구입하여 홈트레이닝을 계획하기도 한다.

 새해 약속으로 금연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금연 계획을 주위에 퍼트리고 금연 보조제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특히 요즘은 지역별 보건소나 병원등에서 금연 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는데 일정 기간 금연에 성공하면 기념품 등을 증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새해에 담배 판매량은 급감한다고 한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주변으로부터 금연 압박을 많이 받아 자의반 타의반이다.

 새해를 맞아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학생들 뿐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외국어 점수는 필수이다. 새해는 평소 업무에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 했던 외국어를 공부할 절호의 기회가 된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회사의 간부들까지도 젊은 사람들이 다닌다는 학원에 등록하는 용기도 서슴치 않는다. 실제로 어학원들의 1월 어학 강좌들은 방학기간인 학생들까지 겹치면서 인기 강좌의 경우는 수강신청이 일찍 마감되기도 한다. 굳이 학원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 학습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재테크 또한 새해에 많이 계획하는 일 중 하나다. 각종 신문에서도 새해만 되면 신년기획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재테크 전략 기사를 쏟아내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특히 주식 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며 펀드 투자 등을 유도하는 글은 매년 찾아볼 수 있다. 재테크를 새해 목표로 잡은 사람들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관리를 받기 위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요즘은 무료 재무 설계라는 이름으로 금융기관의 VIP 고객이 아니더라도 재무 설계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실제로 새해를 앞두고 열리는 재테크 박람회에는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런데 이쯤에서 궁금한 것이 생긴다. '우리는 새해 약속들을 얼마나 잘 지켜왔는가' 현재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년간 새해가 되면 반사적으로 새해 목표들을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 목표들을 성공했다는 소문은 잠잠하다. 내가 흔하게 계획한 새해 다짐은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제대로 지켜 지지가 않았다. 헬스장을 등록해도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그 탓에 나의 복근은 여전히 어딘가에 숨어서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변 사람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거창하게 선포했던 새해 다짐들은 어느덧 작심 삼일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그/그녀의 배는 볼록하고 입에는 담배를 물고 있으며 영어 메일 하나를 보내는 것에 하루 온종일을 할애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이처럼 새해에 계획했던 것들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구체적이지 않고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한 탓이 크다. 새해 첫 시작이라는 생각에 흥분되어 의욕만 앞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모를리 없다. 다만, 다른 것에는 합리적인 사람들이 새해만 되면 자신을 향해 지나치게 관대해진다. 이 때문에 새해 약속은 매년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매년 지키지도 못할 똑같은 새해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낀 것은 아닐까? 새해에 하는 흔한 약속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시간이다.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새해 계획 다 세우셨나요? 바쁘게 살다보니 계획 같은 것 미처 세우지 않으신 분들도 많으시죠? 지금까지 세우신 여러분들의 새해 계획의 결과물이 궁금합니다. 잘 지킨 것은 무엇이고 잘 안지켜진 것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