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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어른들이 마시는 커피에 대해 대단한 혐오감이 있던 때가 있었다. 내 눈에는 어른들이 식후에 어김없이 찾는 커피는 담배, 마약과 동일 시 되는 존재였다. 그만큼 강력한 중독성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커피 대신 내 앞에 놓여진 것은 식혜, 수정과, 녹차와 같은 건전한(?) 것들이었다. 문득 드는 생각... '커피가 대체 얼마나 맛있는 거야?' ... 괜한 호기심이 들었다. 그 탓이었을까. "그럼 커서도 담배랑 커피는 입에 안 댈 꺼야?"라는 엄마의 물음에 나는 "커피는 조금만 마실게"라고 답해 버렸다.
언제부터 내가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익숙해져 버린 지 너무 오래된 탓인 것 같다. 평균 하루에 1잔 꼴, 심한 날은 4-5잔까지 내 입속으로 커피가 들어갔다. 처음에는 피곤할 때 잠을 깨우는 목적으로만 마셨던 것 같은데 이젠 습관이 되어 매번 일정한 시간이 되면 커피가 생각나 찾곤 한다. 심지어 두통이 있을 때 커피를 마시면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까지 발견하였다. 여렸을 적 내게 비췄던 어른들의 모습과 나는 똑 닮아 있었다. 역시 커피는 중독성이 있다는 생각이 맞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의 맛은 믹스 커피이다. 가격이 싸서 대학생 시절 도서관에 있는 자판기로 즐겨 마셨다. 집에서도 뜨거운 물만 부으면 간단히 마실 수 있다. TV에서 어떤 가수가 아메리카노를 수없이 외칠 무렵에도 나의 커피 믹스에 대한 사랑은 여전했다.
내가 다른 커피를 마시고자 시도했던 적은 크게 2번이 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에 한창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할 무렵으로 카라멜 마끼야또에 대한 이야기가 TV에서 많이 나오기도 하였다. 블랙커피처럼 쓰지 않다는 이야기에 나도 한번 마셔보았다. 처음엔 마치 신세계를 경험한 것과 같았다. '역시 비싼 커피는 다르구나' 그렇지만 내게 그것은 특별한 날만 먹는 음료수에 불과했다. 가난한 학생에게는 너무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두 번째는 직장인일 때이다. TV에 커피 CF가 등장했는데 좀 특별했다. 아메리카노 봉지 커피였던 것이다. '저런 것도 있구나...'라며 신기해 하며 넘기려는데 회사에서 너도 나도 그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걸 보고 말았다. 또 한번 나의 호기심은 발똥했고 아메리카노에 도전해 보았다. 약하게 타서 마시니 생각보다 쓰지도 않고 괜찮았다. 때론 보리차 같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커피 기호가 바뀌는가 싶었는데 한 달 뿐이었다. 달달한게 고팠고 결국 믹스 커피로의 귀환으로 종결되었다. 인생의 쓴 맛을 하염없이 맛 보는 순간에 커피가 쓰다는 사실은 내게 곤욕이었다.
현재도 나는 믹스 커피를 주로 마신다.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등도 마시긴 하지만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최근에는 믹스 커피를 조금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믹스 커피에 들어있는 설탕, 프림이 해롭다는 말 때문이다. 대신 카페라떼에 맛을 들이고 있는데 또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원래 몸에 좋은 건 맛이 없는 법이다.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믹스 커피를 좀 줄여가야겠다.
여러분은 어떤 커피를 좋아하십니까? 혹시 커피를 안 드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커피에 대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댓글 무한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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