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은 2014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수능) 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제가 2004학년도 수능을 치루었으니 꼭 10년 만이네요. 그때 그 떨림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온갖 정신과 집중을 쏟아 붇고 수능 시험장을 나오는 순간, 풀린 긴장으로 인하여 몸살이 돋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무리 우리 나라의 입시 열기가 대단하다고 해도 대입 시험을 앞 둔 수험생들의 기분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쉽지 않다는 건 잘 알지만, 최대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랍니다.

 

 10대 때에 우리는 대학 생활에 대해 한번쯤은 상상해 봅니다. 그 미래는 대부분 아릅답지요. 때론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서 책을 펼쳐보거나 함께 뛰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단적인 이야기지만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가장 먼저 인식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정작 푸른 잔디밭이 펼쳐진 학교조차 찾기 힘듭니다. 있다 한들 꽃들에게 양보해야 할 공간일 뿐입니다. 또한, '자유'는 커녕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필연적으로 3,4학년 때에는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할 이른바 '스펙'이란 것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요즘은 더 나아가 1학년 때부터 도서관의 단골이 되며 학점 관리에 신경을 쓰는 대학생들도 많다고 합니다. 열심히 하는 그들을 말리는 것은 아니지만 학창 시절의 마지막, 낭만적인 캠퍼스에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치곤 씁쓸합니다.

 

 2014학년도 수능을 앞 둔 수험생들에게 이런 잔혹한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합니다. 뒷 수습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곳입니다. 당장 시간표부터 스스로 짤 수가 있지요. 강제로 하는 '야간 자율 학습' 따위도 없습니다. 상당히 많아진 여가시간을 자신을 위한 기회로 쓸 수 있습니다. 돈이 궁하다면 아르바이트를, 운동을 좋아한다면 헬스 클럽을, 봉사활동이나 서포터즈 등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 대학생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 들은 참 많습니다. 어떤가요, 행복하지 않은가요?

 

 사실, 필자는 이런 많은 혜택들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왠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것들이 대학생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란 것을 알지 못했죠. 언제나 제 앞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직장인이 되면 다시 중고등학생들이 겪는 빡빡한 일상의 굴레가 반복됩니다. '자유'는 다시 사라지고 말죠. 그래서 저는 지금의 수험생들이, 앞으로 수험생들이 대학생이 된다면 공부 말고도 다양한 활동을 하기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후회하지 않게 말이죠.

 

 좀 편안해 지셨나요? 이제 여러분 앞에 놓여진 장미빛 인생을 위해 다시 수능에 집중할 때입니다. 고3 수험생 여러분들! 시험 잘 보세요!

 


 수능에 대한 여러분들의 기억은 어떤가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6번째 물음입니다.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