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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7일부터 12월 20일까지. tvN 드라마 <미생>이 두달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드라마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라는 이유로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드라마 시작 전, 이미 웹툰 <미생>은 조회수 6억뷰를 기록하였고 만화책은 누적 판매부수 90만부를 넘어설 만큼 대단한 인기였다. 그만큼 드라마 제작에 대한 위험 부담이 있었고 신중하게 진행해야만 했다. 윤태호 작가는 러브라인을 고집한 지상파 방송사를 과감히 포기하고 케이블 방송사에 제작권을 넘겼다. 덕분에 직장이란 공간만 빌린채 뻔한 드라마로 전락하지 않고 직장인의 삶을 현실적으로 표현해내며 많은 공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드라마 <미생>에 마음을 뺏긴 후부터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웹툰에서와 같이 계약직인 장그래가 정규직 전환에 실패를 하며 현실과 똑같을지, 아니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며 모든 계약직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지에 대한 것 말이다. 드라마 <미생>은 전자를 택했다. 그러나 희망을 보여줬다. 꼭 대기업 정규직의 길만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마지막회에서 원인터내셔널을 나와 작은 무역 회사를 차린 김부련 부장, 오상식 차장과 함께 일을 하는 장그래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그래는 제품 샘플을 훔쳐 달아난 서진상을 잡는 과정에서 성장한 듯 보였다. 한껏 여유 있는 모습에 한마디도 못하던 영어도 사용했다. 화려한 추격신으로 인해 갑자기 드라마의 색채가 변한 듯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장그래의 밝은 미래를 보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를 두고 드라마 <미생>의 김원석 PD는 "힘들게 사는 모습을 그리되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인생'이라는 위로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드라마 <미생>이 보여준 가장 중요한 장면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매우 높다. 안타까운 것은 틀에 박힌 교육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한글을 채 깨우치기도 전에 영어를 배우듯 아이의 재능을 스스로 일깨울 시간을 주지 않고 '국영수'(국어,영어,수학)를 중심으로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도록 교육 받는다. 음악을 좋아하거나 체육을 좋아하면 문제아로 치부되어 버린다. 취업 시장도 오직 대기업 합격자만이 위너이고 나머지는 패배자란 통념이 있다. 드라마 <미생>은 이 점을 깨고 싶었는지 모른다. 비록 관행적이라는 이유로 고졸 계약직인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실패했지만 삶에는 한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혹여나 길이 보이지 않아도 누구나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장그래(임시완 분)
드라마 <미생>의 빈자리는 꽤 허전할 것 같다. 그동안 <미생>을 보면서 애환이 뒤섞인 직장생활에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나의 이야기 같았고 그것에 공감 해주는 이가 있는 것 같았고 괜찮다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 모든 것들을 다음주부터 내 곁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드라마는 끝났어도 나의 직장생활은 계속 된다는 점이다. 다시 외로운 링 위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다. 치유책은 오직 하나, 다시 <미생>과 마주하는 것 뿐이다.
웹툰 <미생>은 내년 봄에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웹툰이 완결되면 이 역시 드라마 제작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미생> 시즌2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될 것 같다. 우선, 배경은 대기업에서 10명도 채 안되는 직원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으로 이동될 것이다. 장그래, 오차장 등의 모습은 계속 볼 수 있더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위해서 안영이, 한석률, 장백기, 선차장 등의 캐릭터는 대체 자원이 필요하다. 2차 접대 문화, 워킹맘, 성희롱 등의 많은 에피소드를 보여준 상태에서 소재 고갈에 대한 우려와 함께 높아진 기대치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그래도 <미생>이기에 우려보다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모두를 비웃듯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미생이 준 교훈을 기억하며 기다려야 겠다.
"버텨라, 그것이 이기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다 미생이다." - 오상식(이성민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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