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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드는 옷이 있어 매장에 들어섰다. 점원은 마음껏 입어보라고 한다. 마음에 드는 니트와 티셔츠를 입어본다. 사이즈도 딱 맞고 완전 나를 위한 옷 같다. 그런데 가격이…… 하는 수 없이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변하는 점원의 표정과 목소리. 누가 봐도 느낄 수 있었다. 차가워진 점원의 태도 말이다.

  요즘 우리는 참으로 편한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참 넓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 앞에 새로 생긴 치킨집에 갔는데 맛이 별로라면 바로 옆 치킨집으로 향하면 그만이다. 어디 치킨집 뿐인가. 압구정역에 가면 성형외과가 한 건물에만 여러 개다. 이 때문에 상점이나 병원 등은 더 많은 소비자를 맞이하기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음식점이라면 음식의 맛을 좋게 하거나 인테리어를 새롭게 할 수도 있고 옷 가게라면 요즘 트렌드에 맞게 마네킹의 옷을 바꿔볼 수도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라면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사은품을 증정하거나 포인트 적립의 비중을 높일 수도 있고 소매점이라도 할인 행사 같은 것으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일시적인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용을 그리고도 마지막에 눈동자를 찍어 넣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법.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1가지가 빠지면 모든 노력이 소용이 없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그 1가지는 바로 "친절"이다.

  친절만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없다. 특히 친절은 오랫동안 사람의 머리에 기억되어 좋은 끌림을 가지게 만들어 준다. 아마 집 앞의 미용실에서 이런 끌림을 얻었다면 다음에는 머리를 자르러 가기로 한 아침부터 이유 모를 엔돌핀이 생성될지 모른다. 어쩌면 완성된 머리 모양이 실제보다 훨씬 멋져 보일 수 있다.

  사실 서비스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친절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 것이다. 다만 평소에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친절의 소중함을 간과하고 있을 따름이다. 막상 이것이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쉽게 원인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애초부터 친절은 그들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점을 소비자, 손님, 고객의 입장으로 바꿔보자. 모든 것은 완벽하지만 불친절한 곳이 있다면 느낌이 어떨까? 몇 100원 더 비싸더라도 다른 곳으로 갈 것 인지에 대해 매우 고민스러울 것이다. 때론 사람들이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돈과도 맞먹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친절인 셈이다.

  사실 당연한 것에 대해 이렇게 논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아직도 불친절한 곳이 존재하고 그런 곳을 만날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곤 한다. 소비자가 왕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소비자를 대하는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면 평소에 소비자에게 친절했는 지를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친절은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기 위한 아주 중요한 신호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잘 누리고 계십니까? 친절로 맞는 곳을 갔을 때의 감동 또는 불친절한 곳을 갔을 때의 불쾌했던 여러분의 경험담을 댓글로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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