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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17일) 오후 5시 53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야외 공연장(주관사 :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원)에서 관람객 27명이 환풍구 아래(10m)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상보다 약간 높게 위치한 환풍구였는데 공연을 잘 보기 위해 사람들이 올라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이번 판교 환풍구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지 6개월 만에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또 발생하였습니다. 이번 사고는 대체 무엇이 잘못이었던걸까요? 언론에서 제일 먼저 지적한 것은 부족한 안전요원의 수였습니다. 당시 공연장에는 700여명의 관람객이 있었는데 서류상에는 안전요원이 4명 뿐이었고 정작 이들은 자신들이 안전요원인 줄도 모른채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적어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해당 위치에 안전 요원을 배치했어야 했는데 안전 대책은 전혀 없었다고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에서 무척이나 아쉬운 대목입니다. 결국 판교 환풍구 사고도 세월호 침몰 사고처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참극이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번 사고가 터지고 지나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와중에 엉뚱한 사람들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환풍구에 올라간 사람들은 잘못이 있을까요? 물론 전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환풍구가 이렇게 위험한 요소인지 평소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지하철 환풍구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보 한 가운데 버젓이 있습니다. 보통의 위험 요소들은 차단되어 있어야 마땅하고 '접근 금지'라는 안내 문구라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환풍구는 시민들의 곁에 여전히 있고 대다수가 위험하다는 아무런 의심없이 환풍구 위에 발을 디디고 있습니다. 위험하다고 판단해야 할까요? 그리고 환풍구에 올라간 사람들을 비난해야 하는걸까요? 저는 쉽게 대답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물론 사고 환풍구는 지하주차장 환풍구(제곱미터당 100kg)로 지하철 환풍구와 하중 기준(제곱미터당 500kg)이 다릅니다.]
또한, 경찰은 환풍구 부실 공사 가능성도 의심하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뭔가 이상합니다. 이미 허가를 받았는데 사고가 났다는 죄로 조사를 벌여 부실공사로 판정된다면 현재 건설된 모든 환풍구를 조사하여야 공평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환풍 시설에 대한 법적 하중 기준도 없어 부실공사를 입증하기도 힘듭니다. 다만, 건축법 등을 근거로 보면 사고 환풍구는 '점유, 사용하지 않는 지붕'으로 분류돼 제곱미터당 100kg으로 하중 기준이 가장 약합니다. 이는 사람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설계되었기 때문인데 이 경우 몸무게 70kg의 성인 기준으로 약 9명 정도만 견디는 수준입니다. 부실공사를 빌미로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에 책임을 묻기보다 적절한 안전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먼저 듭니다.
문제가 생기면 가장 중요한 것이 원인을 살피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책임을 가려서 누군가에게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제대로 된 수사와 제대로 된 결론으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 본 포스팅의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뉴스원(NEWSON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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