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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깜깜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손을 이리 저리 내저어보지만 어떤 것도 손에 닿지 않는다. 두려움이 밀려온다.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마냥 견디는 쪽을 택했다. 그 순간 어둠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출구가 보인다. 

2011 2 14. 내 인생에 찬란한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간절히 바라던 직장에 입사했다. 당시 나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신입사원 교육 기간 동안, 동기들과 함께 고민 없는 한 달을 보냈다. 동기들과 흩어져 부서에 배치 받던 날, 부서 선배들을 처음 만난다는 생각에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한 후 빈 자리에 앉았다. 그 때 내게 낯선 이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51기 신입사원 맞으세요?”

 

그는 나보다 먼저 입사한 동기였다. 한 살 어린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말도 놓는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는 회사 생활이나 업무적인 부분도 많이 도와주었다. 덕분에 심리적으로도 편하고 적응도 수월했다. 단지 6개월 먼저 입사한 동기였지만 내겐 큰 존재로 여겨졌다.

 

그 해 겨울, 회사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부서원들과도 헤어지게 되었고 그 동기와도 떨어져야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든 친구를 떠나 보내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 이후, 내게 이상한 변화가 찾아왔다.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기가 힘들었고 심란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지났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는 물론 일상 생활에서까지 이유 없이 우울한 증상이 계속되어 정신과 상담도 받았다. 취미 활동을 갖자는 생각으로 보컬 학원에도 등록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가장 힘들었을 때 난 어떻게 극복 했더라…’

 

 군대에서 적었던 일기장이 떠올랐다. 글을 적으며 찰나의 감정을 토해내곤 했었다. 덕분에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었다. ‘글을 써봐야겠다. 그거라면 오래 전부터 품었던 내 책 쓰기란 꿈을 준비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제대로 배워서 쓰자는 생각으로 글쓰기 수업도 신청했다. 블로그를 개설해 글쓰기 공간도 마련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신기하게도 삶에 활력이 생겼다. 드디어 슬럼프가 서서히 걷혀갔다.

 

 마음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오고 지난 1년의 암흑기를 종종 떠올리곤 한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그 시간들이 지나갔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쩌면 인생은 오선지에 그려진 음악일지 모른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음악은 곡조에 높낮이가 있다. 저음과 고음이 어우러져야 멋진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슬럼프가 있어야 비로소 멋진 인생이 완성될 것이다. 때문에 슬럼프가 왔다고 결코 좌절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오직 악보의 한마디일 뿐이다. 다음 마디가 시작되면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질 수 있다. 음악이 마무리되고 관객들의 반응이 나오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인생에 대해 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슬럼프가 뒤섞인 음악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여러분의 인생에서의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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