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새학기를 맞는다는 것은 두근거림의 순간이었다.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움으로 '제발 이 친구 만큼은 같은 반이 되게 해주세요' 라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무서운 담임 선생님이 걸리는 해에는 1년이 고달프다. 새 교과서와 함께 새롭게 배우는 과목들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생긴다. 그녀를 만나기 30분 전이다. 일찌감치 나는 약속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긴장감 탓도 있지만 처음 와보는 곳이었기에 주위 동선을 파악해야 하는 탓도 컸다. 20분쯤 살펴보니 대충 감이 잡히는 것 같았다. 맛 좋고 분위기 좋은 스파게티 집 하나도 알아두었다. 다행히 약속 장소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약속 시간 5분 전, 그녀로부터 문자가 왔다. 차가 막혀서 늦을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