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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지난 28일 결승전에서 대만을 6-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에 이은 두 대회 연속 우승이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총 다섯번 중 네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이렇게도 자랑스런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에 요즘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스포츠조선
그 시작은 이번 야구 대표팀의 엔트리 발표 시점 부터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우선이다'는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의 발언과는 다른 선수들이 몇몇 뽑히게 되었다. 류중일 감독은 '단기전이기 때문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이유를 밝혔지만 논란은 여전했다. 바로 '군면제' 선수를 우선시한 것이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대표적인 선수가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25)이다. 서건창은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29)에 밀려 이번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서건창은 3할 5푼이 넘는 시즌 타율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2루수로 평가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고 불리기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나지완(29)의 발언은 이번 사건에 불을 당겼다. 이번 대회에서 3타수 무안타 2볼넷이란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나지완은 결승전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팔꿈치가 아파 뛰지 못했다. 구단의 동의를 얻어 수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군면제를 위해 부상을 숨기고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것들이 똑같이 금메달을 획득하여 20명 엔트리 전원이 군 면제 혜택을 받은 축구와 달리 24명 중 13명 만이 미필자에 불과하여 군 면제 혜택을 누린 야구 대표팀이 더 비난 받는 이유이다.
다음에는 이런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는 야구 대표팀의 기준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프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프로리그가 존재하는 일본, 대만조차 아마추어 선수들을 내보내고 있다. 축구와 달리 나이 제한이 없기에 문제될 것은 없지만 적어도 다른 나라와 비슷한 급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 2군이나 아마 선수들 또는 프로팀에서 시즌 몇 경기 이하로 출전한 선수들 위주로 엔트리를 채우는 것도 야구 선수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만약 기존처럼 프로 선수들 위주로 선발하겠다면 아예 대놓고 '군 면제'용 엔트리로 짜는 것도 방법이다. 군 미필자로 대부분 채우고 한 두명 정도의 선수만 배테랑으로 채운다면 모호한 선수 선발에 대한 비난 여론도 줄어들 것이다.
현재 한국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고도 위상이 바닥에 머물고 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선수들에게는 아직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안지만(31)은 "태극마크 모자는 삐뚤게 쓸 수 없었다"라며 평소 소속팀에서 모자를 삐딱하게 쓰던 버릇을 고치면서까지 경건한 마음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27)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내가 한국인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감정이 북받쳤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26) 역시 "은퇴할 때까지 국가대표를 하고 싶다"며 국가대표를 향한 집념을 보여줬다.
반면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의 독주체제고 한국, 대만,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와의 격차가 너무 심한 것이 문제다. 많은 장비가 필요한 야구의 특성 상 상황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제대로 훈련조차 할 여건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야구 선진국인 한국의 노력도 필요하다. 아시아 야구 후진국들을 도울 수 있는 국제적 움직임을 한국이 앞장 서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내홍이 없어야 한다. 국내에서 야구 대표팀이 존중받는 위치가 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국 야구의 국제적 위상도 살고 국민들이 노력한 선수들을 향해 진정으로 박수를 쳐줄 수 있지 않을까? 한국 야구 대표팀의 변화를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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