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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꼽자면 라면이 아닐까. 3분 30초면 음식이 완성되고 가격도 저렴한데다 맛도 뒤지지 않는다. 라면의 변신을 보면 더욱 놀랍다. 기호에 따라 첨가되는 마늘, 파, 고춧가루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고 계란, 치즈, 새우, 김치, 햄 등을 넣으면 그럴듯한 요리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완벽한 음식은 전세계에서 유일해 보인다.

  나 또한 라면의 유혹에 상당히 빠져버렸다. 거의 매주 라면을 먹다시피 하고 학생 때 방학 기간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일주일에 3-4번까지도 먹었다.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그 맛에 전혀 질리지 않는다. 마지막 젓가락을 건져 올릴 때 쯤이면 아쉬울 법도 한데 돌아서면 또 먹고 싶은 라면에는 무언가 치명적 매력이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이 매력의 진실에 대해 알아버리고 말았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라면의 제조 과정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면을 튀길 때 쓰는 팜유라는 것은 식은 사골 국물 위에 떠 있는 기름과 같은 것으로 뜨거워지면 액체상태로 녹아 국물이나 음식에 스며든다. 라면 스프에는 MSG는 대신 핵산계 조미료가 들어가는데 아직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물질이다. 또한, 라면 1개를 다 먹으면 하루 나트륨 권장 섭취량인 2000mg을 거의 다 섭취하는 수준이다. 방송을 보는 내내 라면에 대한 좋은 이야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나도 '착한 라면'을 위해 한 가지 시도한 것이 있었다. 일단 면만 넣고 끊인 다음에 기름이 둥둥 뜬 물을 버려내고 다시 끓여 본 것이다. 라면을 먹지 말라고 한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중재안이었다. 그런데 맛이 밍밍해서 하나도 맛이 없었다. 내 머릿속 기억의 라면 맛과 너무나 다른 탓에 다시는 그런 수고를 하지 않는다.

  물론 라면이 안 좋다는 사실은 이미 인지하고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확인하고 나니 새삼 두려움이 더해졌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난 주말 다시 라면을 입을 대었다. '지금 내가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은 빈 그릇을 다 비우고 나서야 떠올랐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러분은 라면 좋아하시나요? 라면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세요. 라면의 유혹을 참는 여러분 만의 방법도 궁금합니다. 댓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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