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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다 보면 스스로 나태해진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새로운 자극이다. 이것을 채우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경험을 해 보는 것이다. 실제로 부딪혀보고 실패를 교훈 삼아 성장해 가는 것이 빠른 길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너무 나도 많은 기회 비용이 발생한다. 인생은 게임과 달라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도 돌이킬 수가 없다. 이때 우리가 흔히 선택하는 차선책이 바로 독서이다. 그 중에 <자기 계발서>를 읽는 일은 독자에게 강한 동기 부여를 심어준다.


 뒤숭숭한 마음을 안고 서점을 들러보면 수많은 <자기 계발서> 책들에 깜짝 놀란다. 제목만 읽어도 마치 '나의 마음을 대변해 줄 것 같은' 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때부턴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쉽게 선택하기 힘들어 디자인이 멋진 것, 가격이 싼 것, 페이지가 많은 것 등까지 고려해야 할 때가 있다. 문제는 이토록 신중하게 책 한 권을 고른 뒤 서점을 나서며 들었던 뿌듯한 마음이 변하는 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기대와는 달리 너무 뻔한 대답들만 늘어 놓고 있는 책의 문제점을 뒤늦게 발견해 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곧 다시 서점으로 향해야만 했다.

 나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쓴 채 <자기 계발서>가 쌓여있는 곳 앞에 다시 찾았다. 재미있는 것은 '연령 별 맞춤형'의 책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40대, 건강에 미쳐라> 이런 식이다.) '상황 별 맞춤형' 책들도 존재한다. 구직자, 직장인, 주부, 노인, 심지어 백수까지도 챙긴다. 또한 기쁠 때, 화날 때, 슬플 때, 우울할 때도 ...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다. 그 누가 찾아도 자신의 상황과 꼭 맞는 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모두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은 '열심히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등의 이야기다. 

 이쯤 되니 <자기 계발서>의 범람이 독자를 위함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 기댈 곳이 필요한 현대인들의 심리를 이용한 상업적 마케팅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맞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출판사들은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힐링' 열풍으로 인해 상당한 돈을 쓸어 담았을 것이다. 한번 재미를 본 그들은 계속해서 비슷한 아류작들을 출판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것인지 모른다. 사실 여부가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누구나 책을 출간하는 시대가 되었다. 동시에 디지털 시대의 대두는 사람들에게 책을 멀리하게 만든다. 이 탓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 한 권 팔기가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이런 상황일 수록 질을 높여 경쟁력 있는 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하나만 걸려라' 식은 곤란하다.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에 실망한 독자들이 책을 구입하는 것을 꺼리는 악순환 만을 일으킬 것이다. <자기 계발서>가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출판사에서도 신경 써 주길 바란다.

추신. 물론 모든 <자기 계발서>가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멀쩡한 책들에 피해가 간다면 큰일 날 일이다. 출판사와 작가는 좋은 책을 생산하고 독자는 책의 선택에 신중해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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