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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 단맛 열풍이 거세다. 작년 8월에 출시된 허니버터칩(해태제과)이 그 시작이었다. 출시된지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올해 1분기에도 19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여전히 뜨겁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품귀현상은 계속되어 현재도 마트에서 허니버터칩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힘입어 경쟁사들도 각종 아류작들을 내놓았는데 이 또한 많이 팔리고 있다. 제과 업계 1위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터드를 출시해 물량 조달 능력을 앞세워 허니버터칩 못지 않은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올 3월 20일 출시된 순하리 처음처럼(롯데주류)이 출시되며 제과 업계에 이어 주류 업계에 단 맛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순하리는 유자과즙 및 유자향이 첨가된 소주 베이스의 칵테일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가 14도로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소주의 도수는 꾸준히 낮아져 지난해엔 처음으로 18도 안팎의 소주가 출시되었다(참이슬 후레쉬 17.8도). 순하리는 무려 3도 이상의 초 저도주인 셈이다.

  순하리에 이어 좋은데이(무학)도 유자, 석류, 블루베리, 자몽맛 소주를 내 놓았고 상콤달콤 순한참(금복주)이란 이름으로 유자맛과 자몽맛 소주 판매를 시작했다. 대선도 C1 블루 자몽 소주를 출시했고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도 19일, 자몽에이슬 소주로 과일맛 소주 시장에 뒤늦게 동참했다.

  순하리에 대한 맛이 궁금한 터라 나 또한 몇 잔을 마셔봤다. 술을 못 하는 나에게는 딱이었다. 물론 마시다 보면 취하겠지만 전혀 술 같지 않은 맛에 뒤 끝도 부드러워 부담이 없다. 소주는 도수가 너무 쎄고 맥주는 마시다보면 너무 배부를 때 충분한 대안이 될 것 같다.

  허니버터칩과 순하리의 성공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고객들의 니즈를 적절히 반영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 또 업계 1위 업체가 아닌 하위권 업체들이 시작한 반란이란 점도 공통점이다. 다만, 이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2011년 하얀국물로 라면 시장 판도를 뒤흔든 꼬꼬면(팔도) 또한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60억원을 올리고 한때 신라면을 제치고 1위를 하기도 했지만 6개월도 채 안 된 시점에서 금새 수그러 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맛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업체들의 다양한 시도가 라면, 과자, 소주에 이어 어디로 옮겨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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