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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가 지난주 토요일에 끝났다. '미생'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 빠져서 6주 동안 행복했었는데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KBS 예능국이 배경이라는 것이 흥미로웠고 캐스팅 또한 맘에 들었고 금토 9시 15분이란 방송 시간도 부담이 없었다. 이런 탓에 일찌감치 '꼭 보리라'며 벼르던 드라마였다.

 

  '프로듀사'는 네 주인공(차태현,공효진,김수현,아이유)의 캐릭터가 돋보였다. 특히 김수현의 이미지 변신은 놀라웠다. 대박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 이후 1년 만에 '프로듀사'를 선택한 김수현은 '제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김수현은 말을 좀 더듬거나 주저주저하거나 말꼬리를 흐리는 등의 어리버리한 예능국 PD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한류스타가 된 김수현이 이런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왠지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는 착각을 일으켰다.

 

  아이유가 연기한 10년차 가수 신디는 마치 아이유의 이야기 같아 현실감을 더했다. 어릴 때 데뷔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소속사의 전략적인 선택에 의해 망가져가는 모습은 실제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겪었을 것 같은 이야기였다.

 

  주말 예능 '1박 2일'에 출연 중인 차태현은 '프로듀사'에서 1박 2일 메인 PD 역을 소화하는 재미있는 장면과 여전한 연기력을 선보인 공효진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프로듀사'를 보는 내내 달달한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닿을 듯 말듯 썸타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을 하며 본 탓인지 나의 가슴을 파고드는 대사도 참 많았다. 그러다 문득 김수현이 참 부러워졌다. 키도 크고 잘생겼긴 하지만 그리도 어리버리한 모습인데도 그마저 여자들이 참 좋아한다는 것. 인생은 가진자와 못 가진자의 차이가 참으로 큰 불공평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대개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관심도 없던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인걸까?

 

  아무튼 그토록 꿀잼(매우 재밌다는 의미)이었던 드라마 '프로듀사'가 종영했으니 이제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할까? 다른 드라마를 보면 되겠지만 정말 재밌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좀처럼 보게 되지 않는다. 바쁜 현대인으로 살아가면서 매주 드라마 2편, 2시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살 빼기, 글쓰기 등 해야될 것은 많다. 내 일을 하면서 다른 낙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아... 그래도 아쉽다. 드라마도 예능처럼 끝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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