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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상 작가인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한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

 

 고인에게는 미안하지만 '풋'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버나드 쇼의 작가다운 재치 있는 문장 덕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뀌게 되었을까? 버나드 쇼 뿐만이 아니다. 멘토 혹은 존경하는 인물을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사람은 우물쭈물하다 인생을 끝내버리는 일은 적어도 없을 것이다. 성공하든 실패로 돌아가든 하고 싶은 도전은 다 해보지 않을까? 그러다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처음 내 이름으로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2006년 박지성의 저서 '멈추지 않는 도전'을 읽고 부터다.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나는 박지성의 삶이 내가 추구해야 할 방향임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축구를 하기에는 선천적으로 불리한 평발에 왜소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모든 방해 요소들을 극복해냈다. 한국 K리그에서는 외면당했지만 일본 J리그에서의 활약이 눈에 띄어 2002 한일 월드컵에 대표 선수로 발탁되었다. 월드컵의 활약으로 네델란드 리그에 진출한데 이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향한 곳은 빅4 안에 드는 명문구단인 맨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은 했지만 큰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유니폼을 팔기 위한 아시아 마케팅용 선수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맨유에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방식으로 맨유에서 7시즌 동안이나 로테이션 선수로 활약하였다. 호날두, 루니와 같은 팀의 핵심 선수들처럼 개인기로 승부하는 대신에 그라운드 안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고 움직이며 상대 선수들을 괴롭혔다. 팀에서도 그의 성실한 플레이가 인정받으며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자주 중용되었다.
 
 나는 그의 성실함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서 책을 통해 누군가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오면서 나의 꿈은 점차 잊혀져 갔다. 군대에서 꿈꿨던 나의 꿈은 사회에서는 사치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이 흘렀다.

 입사 후 2년 차에 내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미치도록 우울했다. 전문 상담도 받아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세상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었다.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찾으려고 애쓰는 와중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대입 준비를 위해 논술 학원을 다녀본 적은 있었지만 내가 글쓰기 학원이란 걸 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학창시절에 가장 싫어했던 과목 중 하나가 국어였을 뿐더러 '서사, 묘사, 은유, 직유' 따위를 구분하는 것은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에 잠에서 깨는 것 만큼이나 싫었다.

 그러나 아무도 내 편이 되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글로라도 표현하여 '독자 투고'란에 싣는 노력 같은 걸 해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은 잠깐. 우선은 블로그에 글을 차곡 차곡 모으고 생각해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관심가는 내용부터 쓰자고 올린 글을 보니 대부분 대중 문화에 대한 비평 글로 채워져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 영화 등에 대한 후기 및 나의 생각들 말이다. 평소 생각만 갖다가 글로 옮기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고 제법 많은 댓글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 뿐이었다. 그런 글들은 내게 남는 게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게 어울리는 글은 아니었다. 때마침 줄어들고 있는 방문자 수를 보며 의욕도 잃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블로그를 멈췄다. 2012년 10월에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고작 4개월 만에 그만둔 셈이다.

 내가 다시 블로그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난날의 꿈이 문득 떠오른 뒤 부터이다. 비록 박지성과 같이 아직 유명해지지는 않았지만 '책 쓰기'를 목적으로 글을 꾸준히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 교육도 다시 신청하였다. 에세이 문학에 대해 접하고 내가 가야할 길도 정했다. 이제 글만 쓰면 된다. 연습이 필요하다.

 블로그는 나의 꿈을 실현 시켜 주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 우선, 내가 글을 꾸준히 쓴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효과가 있다. 불특정 다수이지만 미래의 독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매주 최소 1편'의 글을 약속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통해 나는 꾸준한 글쓰기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 글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시장 조사'의 기능도 있다. 나의 글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라면 나의 글 스타일을 바꿔야 할 것이다. 비공개로 쓰다가 출판사에 덜컥 제출한 뒤에 출판사로부터 '시대에 뒤떨어지고 공감 가지 않는 이야기'라는 답변을 듣게 된다면 그땐 너무 늦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바란다. 이 블로그의 시작을 응원해 주기를. 당신에게 바란다. 이 블로그의 무료 모니터링을 자청해 주기를. 덧글로 글에 대한 코멘트를 달아주는 일이 매우 귀찮은 일인 것인지는 안다. 대신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좋은 글을 선물하겠다. 더나는 이곳에 주로 문화 비평이 아닌 에세이를 올리려고 한다. 에세이는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 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다. 더 이상 '우물쭈물'하지 않고 '멈추지 않는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소리없는 영웅의 깜냥'의 힘찬 걸음이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p.s) 내가 오늘 시작하는 블로그의 첫 걸음이 다른 누군가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안겨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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