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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잘가라, 이 년아 (2014)

쭈니러스 2014. 12. 31. 07:05

 

 

 

To you.

  오늘은 2014년의 마지막 날이네. 2013년을 떠나 보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4년을 보내야 한다니 믿기지가 않아. 나이가 들수록 세월도 쏜살같이 흘러간다더니 올해는 한국나이로 첫 30대를 경험하는거라 가속도가 컸는지도 모르겠네.

  항상 이맘때쯤, 이 년(年)을 떠나보내야 할 때면 함께 했던 추억들을 되돌아보게 돼. 매년 인생의 고비 같은 것이 있는데 그걸 견디면서 '다음엔 괜찮아 지겠지'란 스스로 위안을 하며 넘기지만 어김없이 더 큰 고비가 나타나는 걸 보면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 같아.

  올해는 1년 내내 블로그 활동을 꾸준히 한 첫 해였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 워낙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즈음이라 자랑거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적은 글들을 보고 있으면 나 조차 신기할 정도로 열심히 한 것 같아 뿌듯함이 밀려오거든. 블로그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이 노출되고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기분이 정말 좋았어. 내심 연말 우수 블로그 수상도 노려봤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했나봐. 어쩌면 욕심이 과했는지도 모르지. 의미 없음을 알면서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바랬던거 같아. 멋진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잘했어'라고 건네는 한마디가 고팠는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우선은 1년 동안 블로그를 포기하지 않은 것만 해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강해. 나 잘하고 있는거 맞지?

  블로그를 하면서 자연히 글쓰기 실력도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아. 올해는 1월에 딱 한번 글쓰기 수업을 들었어. 근데 비밀인데... 사실 별거 없더라. 여러번 듣다보니 내용이 비슷 비슷하고 결론은 많이 써보는 게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 다 알고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 더 편한 지름길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결국 헤매다 제자리로 돌아 온 느낌이네. 역시 센스가 부족한 사람은 정석대로 가야 하나봐. 참, 책쓰기 수업도 처음으로 들었어. 곧 나의 이름으로 된 책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몰라. 기대 많이 해줘.

  근데 그거 알아? 나 본업 있는 사람이다. 혹시 블로그만 하고 놀고 먹는 사람인줄 알까봐. 이렇게 말하니 나의 블로그 성과가 좀 더 대단해 보이지 않아? 좀 자기 자랑이 심했나...?

  취미 활동과 달리 본업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던 한해였던 것 같아. 직장생활 어느덧 4년 차가 되어 어려움이 없을 듯 싶었는데 주변 상황이 항상 다이나믹하게 변해서 매번 새롭게 느껴지니 어쩌냐. 상사가 바뀌면서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자꾸만 생기네. 또 연차가 높아지면서 나에게 요구되는 업무의 비중도 확실히 높아졌어. 그런데 억울한건 내 후임은 안 들어오고 있다는 거지. 막내들이 해야할 일들을 하면서도 내 위치에 맞는 일을 해내야 하는 부담감, 너는 느껴봤니?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메모 습관이나 시간 관리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네.

  올 여름 휴가는 대학교 친구 셋이랑 북유럽을 다녀왔어. 2010년에 서유럽에 간 뒤 4년 만의 유럽이었지. 우리나라와 다른 이국적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유럽 여행이 참 좋더라고. 이번에 간 노르웨이랑 덴마크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어.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여유로운 일정으로 즐길 수 있었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보고와야 하는 해외 여행 특성 상 항상 분주한데 이번 여행 때는 멍 때리며 하늘을 쳐다보기도 했단다. 진짜 여행다운 여행은 이런거 아닐까? 이젠 동유럽만 남았는데 빠른 시일 안에 꼭 가보고 싶어.

  이제 2015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너도 나도 너무 너무 아쉬운 일이지만 시간은 아무도 붙잡을 수 없어. 미안한 말이지만 너가 제 때에 맞춰 떠나줘야 다음 계획에 차질이 안 생기거든. 충돌사고가 일어나면 큰일날지도 몰라. 그동안 고마웠어. 더 좋은 추억 안겨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해서 2015년에 더 잘할게. 이제 정말 헤어질 시간이야. 잘 가...

From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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