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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극장가는 한국 영화가 꽉 잡고 있다. 지난 7월 23일에 개봉한 <군도>를 시작으로 <명량>, <해적>, <해무>가 일주일 간격으로 극장에 걸리면서 외화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명량>은 16일 오전 11시 30분, 개봉 18일 만에 누적관객수 1362만 7153명을 돌파하며 역대 흥행 최고 <아바타>를 5년 만에 제치는 기록을 세웠다. 

 

 

 


  <명량>은 개봉 전부터 여름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4편(<군도>, <명량>,<해적>, <해무>) 중에 가장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영화다.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주연 배우의 믿고 볼 수 있는 연기력과 한일 역사 관계 속 이순신이란 인물을 조명한 부분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개인 휴가 탓에 개봉 직후 보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 곤욕이었을 정도다. 영화의 흥행 덕분에 개봉한지 2주가 되었음에도 상영관은 많았고 좋은 자리 선점하기가 쉽지 않았다. 차마 영화를 관람한 뒤에 나의 예상이 빗나갈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영화 <명량>에 실망을 한 이유는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명량>의 실수는 이순신이라는 위대한 역사 이야기를 활용했음에도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이순신(최민식)에게만 집중하려다 보니 만들어진 문제점이다. <명량>에는 눈에 띄는 조연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단조롭게 이야기가 전개될 수 밖에 없다. 이점은 이미 관객들이 결말을 다 알고 있는 역사 영화를 지루하게 만들 뿐이다. 또한, 왜군 구루지마(류승룡)와 와키자카(조진웅)의 세력 다툼에 대한 배경 설명이 부족했다. 단지 바다를 잘 안다는 이유로 구루지마가 와키자카를 밀어내고 명량해전에서 일본군을 지휘했다는 점, 신중했던 와키자카와 달리 무모할 정도로 전진만 외친 구루지마의 모습 등은 개연성이 약해 보였다.그저 이순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어설픈 장치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구루지마가 명량해전을 지휘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한다. 그랬다면 더더욱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JTBC '썰전'의 허지웅이 말했듯이) '어떻게 12척으로 130척을 물리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표현해 주지 못했다. 교과서에서만 읽었을 뿐 자세한 과정이 궁금했던 터였는데 영화를 보고도 말끔히 해결되지 못한 건 아쉽다.

 

 

 

 


  <명량>이 관객 몰이에 성공한 이유는 위대한 역사의 공이 전적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도 아니었고 능력있는 배우들을 돋보이게 만들지도 못하였다. 국민들의 애국심을 높여 단결하게 만들고 역사 의식 고취라는 목적이라면 성공이다. 나 또한 가슴 한켠에 뭉클함과 눈시울이 따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영화 자체에 집중해 살펴본다면 미완의 영화이다. 평론가 진중권의 '졸작'이란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의도에는 공감이 간다. <명량>의 김한민 감독은 한산 대첩을 배경으로 한 <한산:용의 출현>, 노량대첩을 배경으로 한 <노량:죽음의 바다>도 제작도 염두해 두고 있다고 한다. 역사적 의미가 높은 영화인 만큼 후속작은 <명량>의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하여 완벽한 승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cf. 천만 관객이 넘은 영화를 향해 혹평을 하는 것에 망설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표현의 자유로서 인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미래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다.

 

 


명량 (2014)

7.8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8 분 | 2014-07-30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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